카테고리 없음2011. 8. 7. 23:47


늦은 밤인가요, 이른 새벽인가요? 대부분 꿈길이실 텐데 저는 깨어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광양 백운산을 다녀 왔어요. 순천과는 삼십 분 정도 걸리더군요.
내비게이션에 '백운산'을 검색했는데 참 많은 지역에 그 이름의 산들이 있더라고요. 좋은 이름을 알아 보는 사람들의 마음 때문일 거라 지레짐작 해 봅니다. 한자가 어떻게 되는지는 찾아 보지 않았어도 가장 단순하고 쉬운 한자로 짐작해 보니 백 개의 구름이, 셀 수 없을 만치 많은 구름이 있는 산이 아닐까 싶어요.

백운산은 꽤 높아요. 순천 조계산보다도 높더라고요. 조계산도 힘겹게 올랐는데 백운산은 올라 가는 데 더 오래 걸리고 산길도 덜 닦여 있었어요.
물론 산이라 좋았어요. 여느 산이 그러하듯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품어주는 넉넉함과 의연함을 떠올리면서 걷고 또 걸었어요.
정상으로 향하는 경로 중 '백운사'를 경유하는 길로 갔답니다. 백운사까지는 가파르지만 평평하게 넓은 길이 잘 닦여 있어요. 저는 광양 백운산이 초행인지라, 맨 아래에 있는 도로부터 걸었어요. 백운사까지 차를 타고 올라 가서 산길다운 산길을 타는 편이 나을 것 같단 생각은 뒤늦게 했어요. 욕심을 접고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내려 왔네요.

고요한 산에 울려 퍼지는 스님의 독경 소리가, 백운사 처마 아래의 청아한 풍경 소리가, 말없이 곁에서 기운을 실어 주는 오래된 나무들이, 오래 얼굴 마주하지 못했던 그리운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게 했어요.
아무도 돌아 보고 싶지 않을 때나, 속이 무척이나 소란스러울 때나, 마음으로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나 아니, 혼자인 게 너무 좋을 때, 혹은 혼자인 게 서럽거나 억울할 때나 그러니까 어느 때든지 산을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다행이지 싶어요.
어떤 산이나 어떤 바다나 겉모습은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스스로 느낀 바가 있다면, 추억이 알록달록 채색되어 있다면, 좀 더 특별하고 소중하게 기억되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는 백운산이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을 거라 생각해요.

우리 동네 이웃들의 느낌과 경험이 담긴 유익하고 즐거운 동네 소식, 늘 함께하고 있어요. 저도 종종 이렇게 글 남길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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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안드로이드 어플 우리동네 시즌 2에서 바람물고기님이 작성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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